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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걷기

숲길 천국 인제군 남면, 화룡점정은 정자 매봉재에서 원대리 자작나무 숲까지 16㎞의 임도

by sire's tarvel 2023.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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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40만 명이 다녀가는 것으로 알려진 원대리 자작나무 숲. 길 어귀 왼쪽엔 비석 하나 서 있습니다. 지나는 사람을 말없이 굽어봅니다. 원정도로. 자작나무 숲으로 오르는 길을 원정도로라고 하고 군부대 장병들이 시작했다는 내용도 간략하게나마 소개돼 있습니다.

 

하지만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서 정자리가 아닌 정자리 매봉재 정상을 출발에서 출발해서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 나오기로 했습니다.

 

참고 동영상: https://youtu.be/npq9V92W1vM

 

출발지점:인제군 남면 정자리 매봉재 정상

정자리 매봉재~원대리 자작나무 숲 걷기 출발점
정자리 매봉재~원대리 자작나무 숲 걷기 출발점

도착지점: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

정자리 매봉재~원대리 자작나무 숲 걷기 도착점
정자리 매봉재~원대리 자작나무 숲 걷기 도착점

걷기 총연장: 16㎞

걷는 방법: 원점 회귀가 아닌 종주코스 도착지점 회귀차량 배치

1. 도착지점인 원대리 자작나무 주차장에 적당차량 미리 배치.

2. 다시 1대 차량을 이용해서 출발지점인 정자리 매봉재로 돌아 옴(약 30분정도).

3. 원대리 자작나무 숲 주차장에 도착 후 1대 차량을 이용해서 정자리 매봉재에서 차량회수.

 

출발

정자리 고개. 도로공사가 한창입니다. 매봉재 마루를 가로지르는 성벽이 있습니다. 그 밑에 쥐 굴 같은 도로가 지나갑니다.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습니다. 곁에서 누군가 말했습니다. 동물이동 통로랍니다.

매봉재 정상 상남면 하남리 왜골~남면 정자리 매봉재 도로공사
매봉재 정상 상남면 하남리 왜골~남면 정자리 매봉재 도로공사

신록이 가득한 5월 자작나무는 수채화

가벼운 마음으로 숲을 향해 걷기를 몇 발자국. 하늘은 코발트로 물들어 잡티 하나 없고 숲길은 신록으로 갈아입어 진부함을 떨쳐냈습니다. 길옆에 자작나무가 반깁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잎은 도열한 인파의 손처럼 물결을 이룹니다. 5월의 자작나무는 담백한 수채화라 하겠습니다.

연두빛의 싱그러운 5월 숲길
연두빛의 싱그러운 5월 숲길.

어린아이 얼굴 같은 질경이

심심치 않게 두릅나무도 보입니다. 싱그러운 새순이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더러는 도둑맞아 뻘즘한 나무도 눈에 띕니다. 숲은 언제나 풍요롭습니다. 길 위에는 따가운 햇볕에 얼굴 찡그리는 아이처럼 질경이 꽃이 쳐다보며 해맑게 웃습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은 들풀 꽃의 향연 입니다.

어린아이 얼굴 같은 질경이
어린아이 얼굴 같은 질경이

산철쭉과 쥐오줌풀

철을 놓친 산철쭉은 저만치 숲속에 홀로 서서 물끄러미 처다 봅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입니다. 어설픈 분홍의 쥐오줌풀. 이름은 점잖지 못해도 반기는 마음이야 어찌 다르겠습니까.

철쭉
철쭉
쥐오줌풀
쥐오줌풀

붉은병꽃나무와 천궁

조선금대화라 불리는 붉은병꽃나무는 제 몸무게 못 이기고 가지를 부여잡고 늘어져 있고 천궁은 소복한 여인의 자태처럼 처연하기만 합니다.

붉은병꽃나무
붉은병꽃나무
천궁
천궁

산딸기 꽃과 땅두릅

산딸기 꽃이 연분홍 곱게 차려입고 수줍게 피었습니다. 소설 소나기의 윤 초시 증손녀 같이 파리한 소녀 얼굴입니다. 소년의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땅두릅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산딸기꽃
산딸기꽃
땅두릅
땅두릅

등칡과 동의나물

색소폰처럼 바짝 웅크린 꽃. 노트담의 꼽추처럼 허리를 접고 이방인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등칡입니다. 등나무와 칡의 특성을 모두 가졌답니다. 무심타 발길을 잡는 샛노란 꽃봉오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소곤소곤 봄날을 속삭입니다. 돌아보니 동의나물 입니다. 이방인을 향해 은근히 웃어 줍니다.

등칡
등칡
동의나물
동의나물

머구너미 고개 오르는 길

감돌아 오르는 길이 눈에 익습니다. 여느 마을 입구 길목처럼 정겹습니다. 벌목지에 낙엽송 묘목이 심어져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봅니다. 속성수라 산림녹화 한창이던 70년대. 흔했습니다. 껍질을 벗겨 바지 뒤에 안쪽으로 끝을 물려 넣고는 여우꼬리라 달고 다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고갯마루에 오르니 먼저 온 일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길손을 보듬어 주는 쉼터도 있습니다.

머구너미 오르는 길
머구너미 오르는 길
머구너미 고개 정상
머구너미 고개 정상

원대리자작나무 숲과 바깥삽재 임도 분기점

길령 고개를 넘어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바깥삽재 임도 분기점에 다다른 시간은 오후 1240. 끼니때가 됐습니다. 지칠 때도 됐습니다.

원대리자작나무 숲과 바깥삽재 임도 분기점
원대리자작나무 숲과 바깥삽재 임도 분기점

설악의 연봉이 한눈에 보이고

나무 가득한 숲길. 개활지를 만났습니다. 시야가 확보 되니 가슴이 트이는 듯합니다. 길은 구절양장처럼 여러 번 겹쳐서 흘러 내려갔습니다. 실루엣처럼 다가 온 마루금. 가슴이 울컥해졌습니다. 곰배령 어귀에서 안산까지 가지런한 설악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 왔습니다.

 

한석산과 운이덕 뒤로 작은 점봉, 점봉산, 망대암, 끝청, 대청, 중청, 서북주릉, 귀때기청이 일렬로 도열해 있습니다. 그 옆에 가리봉이 우뚝 합니다. 가리봉과 주걱봉 사이에 뾰족한 봉우리가 빠끔하게 곁눈질을 합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삼형제 봉인 듯 싶습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안산.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설악 연봉이 보이는 개활지
설악 연봉이 보이는 개활지
설악산 연봉
설악산 연봉

길을 잘못들어 헛걸음

동아실로 내려가는 분기점을 지나 다시 만난 세 갈래길. 오르막길은 얼마 안가서 끊길 것 같았습니다. 너른 길을 택했습니다. 아이올라 펜션 앞길입니다. 고원 같은 너른 개활지 옆으로 잘 정비된 신작로. 침엽수의 진록과 활엽수의 신록이 어우러진 비구상화 화폭을 펼쳐 놓은 듯한 계절이 싱그럽습니다.

 

일행의 전화를 받고 그제야 길을 잘못 들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급하게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이올라 펜션 가는길.
아이올라 펜션 가는길
비구상화가 떠오르게 하는 연두색 산빛
비구상화가 떠오르게 하는 연두색 산빛

자작나무 숲 입구에 도착

원대리 자작나무 숲 외곽에 다다랐습니다. 안내판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달맞이 숲과 별바라기 숲을 안내해줍니다.

자작나무 숲 초입새
자작나무 숲 초입새
정자리쪽 도로에서 자작나무 숲 시작점
정자리쪽 도로에서 자작나무 숲 시작점
자작나무 숲 앞 광장
자작나무 숲 앞 광장

도착점이 원대리 자작나무 숲 입구 도착

이제부터는 눈에 익은 길. 천천히 걸어 내려 왔습니다. 자작나무 숲 입구 어귀에 도착했습니다. 원정도로를 알리는 비석이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오후 3. 평소보다는 길었습니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 출발지점 광장
원대리 자작나무 숲 출발지점 광장
주차장으로 내려 가는 길
주차장으로 내려 가는 길.
원정도로비
원정도로비.

지도로 보는 정자 매봉재~원대 자작나무 숲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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